Chapter 07

3A 제어와 반응 속도

반셔터를 누르는 순간 카메라 안에서는 1초에 수십~수백 번 "재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일이 벌어집니다. 밝기를 맞추는 루프, 초점을 맞추는 루프, 색을 맞추는 루프가 동시에 돌고, 그 모든 일은 수십 밀리초라는 시간 예산 안에 끝나야 합니다. 이 장에서는 카메라를 하나의 제어 시스템으로 보고, 그 루프들이 어떻게 빠르면서도 흔들리지 않게 설계되는지 살펴봅니다.

카메라는 제어 시스템이다

자동차의 크루즈 컨트롤은 속도를 재고(측정), 목표 속도와 비교해(판단), 스로틀을 조절합니다(구동). 그리고 바뀐 속도를 다시 잽니다. 이렇게 결과가 다시 입력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라고 합니다. 디지털 카메라의 자동 기능도 정확히 같은 구조입니다. 다른 점은 센서가 곧 측정기라는 것입니다. 라이브 뷰 프레임 하나하나가 측정값이고, 루프는 그 프레임 속도에 맞춰 돕니다.

카메라 업계에서는 세 가지 핵심 루프를 묶어 3A라고 부릅니다. 자동 노출(AE, Auto Exposure), 자동 초점(AF, Auto Focus), 자동 화이트 밸런스(AWB, Auto White Balance)입니다. 셋 모두 영상 처리 엔진(06장) 안의 3A 통계(3A Statistics) 블록이 프레임마다 뽑아 주는 요약 숫자(구역별 밝기, 초점 값, 색 비율)를 받아서 계산합니다. 수천만 화소를 CPU가 직접 훑지 않고, 하드웨어가 만든 수백~수천 개의 숫자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장면빛·움직임 렌즈조리개·초점군 센서노출 시간·게인 ISP · 3A 통계밝기 격자 · 초점 값 · 색 비율 3A 알고리즘 (CPU·NPU) AE: 목표 밝기와 비교 · AF: 초점 방향·거리AWB: 광원 추정 · 피사체 인식 측정 (매 프레임) 구동부 조리개 모터 · 초점 모터 · 셔터센서 노출·게인 레지스터 · WB 게인 명령 초점·조리개노출·게인 한 바퀴 = 라이브 뷰 1프레임 (60 fps면 16.7 ms, 120 fps면 8.3 ms)
그림 7-1. 3A 루프의 공통 구조. 센서 프레임이 곧 측정이고, 계산 결과는 렌즈와 센서로 돌아가 다음 프레임을 바꾼다. 화이트 밸런스는 ISP 안의 색 게인만 바꾸므로 기계 부품을 움직이지 않는다.
루프측정판단구동대표 갱신 속도
AE구역별 밝기 통계, 히스토그램목표 밝기와의 차이(EV)노출 시간·게인(즉시), 조리개(모터)매 프레임, 30~120 Hz
AF위상차 픽셀의 어긋남, 초점 값(대비)초점 방향과 이동량, 예측초점 렌즈군 모터매 프레임, 60~120 Hz(전용 AF 센서는 별도)
AWB구역별 R/G, B/G 비율광원 색온도 추정ISP의 R·B 게인매 프레임 계산, 반영은 천천히(수백 ms)
손떨림 보정자이로(각속도)흔들림 각도 적분보정 렌즈 또는 센서 이동수 kHz (04장)

모든 루프에는 같은 고민이 있습니다. 빨리 따라가려면 한 번에 많이 고쳐야 하는데, 측정과 구동 사이에 루프 지연(Loop Latency)이 있으면 많이 고칠수록 지나쳐 버립니다. 샤워기 온도를 맞출 때 물이 데워지는 데 몇 초가 걸리는데 손잡이를 크게 돌리면 뜨거웠다 차가웠다를 반복하는 것과 같습니다. 카메라 제어 설계의 대부분은 이 '빠름과 안정'의 균형을 잡는 일입니다.

왜 라이브 뷰 프레임 속도가 중요할까미러리스 카메라와 스마트폰에서는 측정이 센서 프레임으로 이루어지므로, 라이브 뷰가 60 fps에서 120 fps로 빨라지면 모든 루프가 두 배 자주 돌고 지연도 절반이 됩니다. 어두운 곳에서 AF가 느려지는 이유 중 하나는, 빛을 더 모으려고 라이브 뷰 프레임 속도를 낮추기 때문입니다.

자동 노출 루프

AE는 라이브 뷰 프레임을 수십~수백 개 구역으로 나눠 밝기를 재고, 측광 방식에 따라 가중 평균을 낸 뒤 목표 밝기(Target Luminance)와 비교합니다. 목표는 흔히 "반사율 18% 회색이 중간 회색으로 나오는 밝기"이고, 하이라이트 보호나 얼굴 밝기 같은 규칙이 덧붙습니다. 측광 방식과 노출 보정을 사용자가 어떻게 고르는지는 14장에서 다룹니다. 여기서는 그 뒤의 제어 루프를 봅니다.

차이가 +1 EV로 나오면 노출을 1스톱 줄이면 되니, 간단해 보입니다. 문제는 지연입니다. 센서는 다음 프레임을 이미 노출하는 중이라, 프레임 N의 통계로 계산한 새 노출 시간·게인은 보통 프레임 N+2쯤에야 적용됩니다(센서 레지스터가 프레임 경계에서만 바뀌기 때문). 그 사이에 같은 오차를 또 측정하고 또 고치면, 이미 고친 만큼을 한 번 더 고치게 됩니다.

센서 프레임 N N+1 N+2 N+3 N+4 통계 계산 · AE 판단 새 노출 반영 루프 지연 d ≈ 2프레임 (60 fps에서 약 33 ms) 이 동안 측정된오차는 '이미 고친'오차다
그림 7-2. AE 명령은 바로 다음 프레임이 아니라 그다음 프레임쯤부터 반영된다. 이 지연이 있는 상태에서 이득을 크게 잡으면 노출이 출렁인다.

가장 단순한 AE 제어기는 "측정한 오차의 일정 비율 K만큼 고치되, 한 프레임에 s EV 이상은 바꾸지 않는다"입니다. 이를 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C_k = C_{k-1} + \operatorname{clip}\!\left(K\,e_k,\;\pm s\right),\qquad A_{k+d} = C_k,\qquad e_k = L_k - A_k$$
L: 장면 밝기 변화(EV), A: 실제 적용된 노출 보정, C: 내린 명령, K: 이득, s: 프레임당 최대 변화, d: 루프 지연(프레임). 지연이 2프레임이면 K > 1에서 발산, K > 0.25부터는 넘쳤다 돌아오는 진동이 생긴다.
SIMULATOR

AE 루프: 그늘에서 햇빛으로 걸어 나갈 때

루프 지연 d
라이브 뷰
장면 변화
노출 오차 e (사진이 얼마나 밝거나 어두운가)적용된 노출 보정 A장면 밝기 변화 L
정착 시간(±⅓ EV)—
넘침(오버슈트)—
진동 횟수—
정착 후 노출 변경—
모델: 위 식을 그대로 프레임 단위로 계산합니다. 측정에는 표준편차 0.04 EV의 잡음을 더했고(난수 고정), 조리개 모터의 이동 시간과 측광 방식의 차이는 무시했습니다. 실제 AE는 이득을 오차 크기에 따라 바꾸고 장면 판별 규칙을 더하지만, 이득·지연·제한의 관계는 같습니다. 해볼 것: ① 지연 2프레임에서 K를 0.25 → 0.6 → 1.1로 올려 보세요. 빨라지다가 출렁이고, 결국 멈추지 않습니다. ② K = 1.2에서 최대 변화 s를 0.3 EV로 줄이면 발산은 막히지만 진동은 남습니다. ③ 불감대를 끄면 정착 후에도 노출이 프레임마다 미세하게 바뀝니다. 동영상에서는 이것이 밝기 깜박임으로 보입니다.
AE가 '천천히' 반응하도록 만드는 이유사진 라이브 뷰에서는 빠른 AE가 좋지만, 동영상에서는 일부러 수백 ms~1초에 걸쳐 부드럽게 바꿉니다. 프레임 사이 밝기가 툭툭 바뀌면 눈에 거슬리기 때문입니다. 많은 카메라가 동영상 메뉴에 'AE 반응 속도'나 'AF 추적 감도' 같은 설정을 두는 것도 루프의 이득을 사용자에게 열어 준 것입니다.
깜박이는 조명과 AE교류 전원(50/60 Hz)의 형광등·LED는 초당 100/120번 밝기가 출렁입니다. 노출 시간이 이 주기보다 짧으면 프레임마다 밝기가 달라지고, 롤링 셔터에서는 화면에 줄무늬가 생깁니다. AE는 통계의 행 방향 패턴으로 깜박임을 감지하고, 노출 시간을 1/100·1/120초의 정수배로 고르거나(플리커 방지) 셔터 시점을 밝은 순간에 맞춥니다(22장).

자동 초점 루프

AF 루프의 목표는 렌즈 안의 초점 렌즈군(Focus Group)을 피사체 거리에 맞는 위치로 옮기는 것입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AF-S/AF-C나 AF 영역을 고르는 법은 16장, 렌즈군을 실제로 움직이는 스테핑·리니어 모터는 04장에서 다룹니다. 여기서는 "어디로, 얼마나 움직일지를 아는 방법"이 루프 속도를 어떻게 결정하는지 봅니다.

콘트라스트 AF: 언덕 오르기 1234567 지나쳐 봐야꼭대기를 안다 렌즈 위치 → (점 하나 = 프레임 하나) 위상차 AF: 한 번에 이동 왼쪽·오른쪽 동공으로본 두 상의 어긋남 어긋남 = 방향 + 거리 1 측정2 확인
그림 7-3. 콘트라스트 AF는 대비가 최대인 곳을 모르기 때문에 한 걸음씩 재 보며 올라가고, 꼭대기를 지나쳐 대비가 떨어지는 것을 본 뒤에야 되돌아온다. 위상차 AF는 한 프레임으로 방향과 거리를 알아내 곧장 이동하고 확인만 한다.

콘트라스트 AF는 영상의 선명도(고주파 성분의 크기)를 초점 값(Focus Value)으로 계산합니다. 초점 값 하나로는 "지금 얼마나 흐린지"만 알 뿐 "앞인지 뒤인지"를 모릅니다. 그래서 렌즈를 조금 움직이고 다음 프레임에서 값이 오르는지 봐야 하고, 꼭대기를 확인하려면 반드시 한 번 지나쳐야 합니다. 이 왕복이 사용자에게는 초점이 '울렁'하는 헌팅으로 보입니다. 대신 실제 영상의 선명도를 직접 보므로 결과는 정확합니다.

위상차 AF는 렌즈의 왼쪽 절반과 오른쪽 절반을 지난 빛이 만든 두 상의 어긋남을 잽니다. 어긋남의 부호가 방향, 크기가 거리이므로 한 프레임만으로 "초점 링을 이만큼 돌려라"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긋남→이동량 변환 계수는 렌즈·조리개·화면 위치마다 다르고 보정 오차가 남으므로, 마지막에 한 번 더 재서 확인합니다. 둘을 섞은 하이브리드 AF는 위상차로 근처까지 뛴 다음 대비로 미세 조정하거나, 위상차 신호가 약한 어두운 곳에서 대비로 넘어갑니다. 센서 안의 위상차 픽셀 구조는 SensorBook에 자세합니다.

SIMULATOR

AF 경주: 콘트라스트 vs 위상차 vs 하이브리드

라이브 뷰
밝기(측정 잡음)
측정점을 표시할 방식
콘트라스트 AF위상차 AF하이브리드합초 위치 ± 허용 오차
콘트라스트—
위상차—
하이브리드—
선택 방식 최종 오차—
모델: 렌즈 위치는 초점 링 전체 범위를 0~1로 둔 값이고, 허용 오차는 ±0.01(초점 심도 안)로 가정했습니다. 초점 값은 좁은 봉우리(폭 0.045)와 넓은 언덕(폭 0.33)을 더한 곡선에 측정 잡음을 얹었습니다. 측정 1회는 프레임 1장(16.7 ms @60 fps)을 쓰고, 렌즈는 전체 범위를 80 ms에 움직이며, 이동 중에는 재지 않는다고 단순화했습니다. 콘트라스트 AF는 '오르면 계속, 잡음보다 확실히(2.5σ) 내려가면 반대로 절반 보폭'으로 오른 뒤 가장 높았던 위치로 돌아갑니다. 위상차 AF는 측정마다 6%의 환산 계수 오차, 0.004의 계통 오차, 밝기에 비례한 잡음이 있습니다. 하이브리드는 위상차로 뛰고 확인한 뒤, 그 위치와 ±0.025에서 잰 대비 세 점의 포물선 꼭짓점으로 갑니다(계통 오차 제거). 해볼 것: ① '아주 어두움'에서 여러 번 경주시켜 콘트라스트 AF가 엉뚱한 곳에서 멈추는 경우를 보세요. ② 30 fps와 120 fps의 시간 차이를 비교해 보세요. ③ 시작 위치를 합초 위치 근처로 두면 세 방식의 차이가 줄어듭니다.

움직이는 피사체: 예측 AF

AF-C(연속 AF)에서는 루프가 끝없이 돕니다. 그런데 측정한 순간부터 렌즈가 그 위치에 도착하기까지 루프 지연(측정 프레임 + 계산 + 모터 이동, 대략 수십~100 ms)이 있습니다. 그동안 다가오는 피사체는 계속 가까워지므로, 지연 L 동안의 이동 거리 v·L만큼 초점이 뒤에 맺힙니다. 시속 40 km(11 m/s)로 달려오는 자전거라면 60 ms 동안 0.67 m입니다.

이 오차가 허용되는지는 피사계 심도에 달려 있고, 심도는 거리의 제곱에 비례해 얕아집니다. 그래서 멀리서는 잘 따라가던 AF가 피사체가 가까워지는 순간 갑자기 놓칩니다. 해결책은 예측 AF(Predictive AF)입니다. 최근 몇 번의 측정으로 속도를 추정해 "렌즈가 도착할 때 피사체가 있을 거리"로 미리 보냅니다.

$$H = \frac{f^2}{N c} + f,\qquad D_\text{near} = \frac{H s}{H + (s - f)},\qquad D_\text{far} = \frac{H s}{H - (s - f)}$$
f: 초점거리, N: F값, c: 허용 착란원(풀프레임 0.03 mm), s: 초점 거리, H: 과초점 거리. 피사체 거리가 Dnear~Dfar 안에 있으면 초점이 맞은 것으로 본다. 심도는 대략 2Ncs²/f²로 거리의 제곱에 비례한다.
SIMULATOR

다가오는 피사체 추적: 지연과 예측

AF 갱신 속도
초점 오차 |피사체 − 초점 거리|앞쪽 심도(초점 거리 − Dnear)뒤쪽 심도
초점 맞은 시간 비율—
처음 놓친 거리—
지연 동안 이동 v·L—
10 m에서 전체 심도—
모델: 피사체는 60 m에서 5 m까지 일정한 속도로 곧장 다가옵니다. AF는 갱신 주기마다 거리를 재고(오차 표준편차 0.3%), 그 결과가 L 뒤에 렌즈에 반영되어 다음 반영까지 유지됩니다. 예측을 켜면 최근 8회 측정의 직선 회귀로 속도를 구해, 렌즈가 머무는 구간의 가운데 시점(측정 시각 + L + 갱신 주기/2)의 거리로 보냅니다. 심도는 위 식(c = 0.03 mm)으로 계산했습니다. 등속이 아닌 실제 피사체(가속, 방향 전환)에서는 예측 오차가 더 큽니다. 해볼 것: ① 400 mm f/4, 12 m/s에서 예측 없이 어느 거리부터 놓치는지 보세요. ② 지연 L을 반으로 줄이는 것과 예측을 켜는 것을 비교해 보세요. ③ 예측을 켠 채 거리가 아주 가까워지면 측정 잡음만으로도 심도를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피사체 인식과 추적

예전 AF는 "어느 점에 맞출지"를 사용자가 정하거나, 가장 가까운 물체를 고르는 단순한 규칙을 썼습니다. 지금의 카메라는 매 프레임 피사체 검출(Subject Detection) 신경망을 돌려 사람의 몸·머리·눈, 동물, 새, 자동차·오토바이·기차·비행기 같은 대상을 찾고, 그 위치를 AF 루프의 목표로 넘깁니다. 이 일은 처리 엔진 안의 NPU(Neural Processing Unit)가 맡습니다.

축소 라이브 뷰수백 px 폭 NPU 검출5~20 ms 몸 → 머리 → 눈상자 + 종류 + 확신도 추적기프레임 간 연결 같은 피사체에 ID 유지위치·속도 예측 AF 영역선택 초점 루프위상차·예측 이 모든 단계가 AF 루프 지연에 더해진다 검출 + 추적 + 선택 ≈ 1~2프레임
그림 7-4. 피사체 인식의 흐름. 신경망은 전체 해상도가 아닌 축소 영상에서 돌고, 작은 눈은 먼저 찾은 머리 영역을 확대해 다시 찾는 식으로 단계적으로 검출한다.

검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프레임마다 찾은 상자들을 "같은 피사체"로 이어 주는 추적기(Tracker)가 있어야, 사람이 잠깐 기둥 뒤로 지나가거나 고개를 돌려 눈이 안 보일 때도 초점이 다른 사람으로 튀지 않습니다. 추적기는 위치·크기·움직임 방향과 생김새 특징을 함께 써서 상자를 짝짓고, 잠시 사라진 피사체는 예상 위치를 몇 프레임 동안 유지합니다. 사용자 설정의 '추적 민감도'나 '전환 속도'는 바로 이 유지 시간과 전환 기준을 바꾸는 손잡이입니다.

계층 검출몸 전체 → 머리 → 눈 순서로 범위를 좁힌다. 멀리 있어 눈이 몇 픽셀에 불과할 때는 머리나 몸에 맞추고, 가까워지면 눈으로 넘어간다.
지연의 비용검출에 한 프레임이 걸리면 AF는 '한 프레임 전의 피사체 위치'를 본다. 빠르게 가로지르는 피사체에서는 AF 영역이 뒤처지므로 추적기의 위치 예측이 이를 메운다.
전력과 열NPU를 매 프레임 돌리는 일은 배터리와 발열에 영향을 준다(08장). 일부 카메라는 반셔터 중에만 고속으로 검출한다.
인식이 틀리는 경우신경망은 학습한 대상만 압니다. 무늬가 얼굴처럼 보이는 배경, 헬멧과 고글로 가려진 눈, 철망 뒤의 동물 같은 경우에 엉뚱한 곳을 잡거나 놓칩니다. 이럴 때는 대상 종류를 직접 지정하거나 AF 영역을 좁히는 것이 루프에 올바른 목표를 주는 방법입니다.

자동 화이트 밸런스

AWB의 질문은 "이 장면을 비추는 빛은 무슨 색인가"입니다. 광원 색을 알면 R·G·B 채널에 반대 비율의 게인을 곱해 흰 물체를 흰색으로 돌려놓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센서가 보는 색이 물체 색 × 광원 색이라서, 붉은 벽인지 붉은 조명인지 혼자서는 구별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AWB는 가정을 세웁니다.

R/G (붉은 정도) →B/G (푸른 정도) → 2700 K8000 K 평균(회색 세계) 궤적에 투영 추정 결과 → WB 게인 광원 ≈ 4400 K R 게인 × 1.9G 게인 × 1.0B 게인 × 1.6
그림 7-5. 구역별 색 비율(회색 점)의 평균으로 광원을 추정하고, 실제로 있을 법한 광원 곡선 근처로 끌어당긴 다음, 그 반대 비율을 WB 게인으로 쓴다. 게인 숫자는 설명용 예시다.

AWB 루프도 계산은 매 프레임 하지만 반영은 일부러 느리게 합니다. 사람이 빨간 옷을 입고 화면에 들어올 때마다 전체 색이 파랗게 휙 바뀌면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수백 ms 이상의 시간 상수로 부드럽게 따라가고, 추정의 확신도가 낮을 때는 이전 값을 유지합니다. 사용자 쪽의 프리셋·켈빈 지정·혼합광 대처는 18장에서 다룹니다.

시간 예산: 반셔터에서 기록까지

셔터 버튼을 끝까지 눌렀을 때부터 실제로 노출이 시작되기까지의 시간을 셔터 랙(Shutter Lag)이라고 합니다. 반셔터로 초점을 미리 맞춰 둔 경우 일반적인 렌즈 교환식 카메라는 수십 ms 정도이고, 초점부터 잡아야 하면 AF 획득 시간(대략 0.1~0.3초)이 더해집니다. 셔터 랙은 여러 단계의 합입니다.

  1. 스위치 감지: 버튼 접점의 떨림을 걸러 내는 디바운스, 수 ms.
  2. AF 획득: 반셔터로 미리 맞추지 않았다면 이 장의 AF 루프 전체가 들어온다.
  3. 조리개 조이기: 라이브 뷰 동안 밝게 보려고 열어 둔 조리개를 촬영 F값으로 닫는다. 10~40 ms.
  4. 미러 올리기(DSLR): 반사 거울을 치우는 데 수십 ms. 조리개 조이기와 동시에 진행된다.
  5. 셔터 준비: 미러리스는 라이브 뷰 동안 셔터가 열려 있으므로, 기계식 선막을 쓰려면 먼저 닫았다 다시 열어야 한다. 전자 선막이나 전자 셔터는 센서 리셋만으로 시작해 이 시간이 거의 없다(04장).
  6. 노출과 판독: 노출 자체, 그리고 센서에서 데이터를 읽어 오는 판독 시간(05장). 기록은 버퍼에 쌓인 뒤 이어진다(06장).

뷰파인더 쪽에도 시간이 있습니다. 광학 뷰파인더는 빛을 그대로 보므로 지연이 사실상 0이지만, EVF는 노출 → 판독 → 영상 처리 → 화면 갱신 대기 → 화면 스캔을 거친 영상을 보여 줍니다. 이 EVF 지연(Display Latency)만큼 사용자는 '과거'를 보고 셔터를 누르게 됩니다. 연사 중 화면이 꺼지는 블랙아웃(Blackout)도 같은 시간 예산의 일부입니다.

노출1~8 ms 센서 판독4~20 ms ISP 처리5~30 ms 화면 갱신 대기평균 ½ 주기 화면 스캔·발광평균 ½ 주기 + 1 ms 60 Hz 화면의 한 주기는 16.7 ms, 120 Hz는 8.3 ms. 갱신 속도를 높이면 마지막 두 단계가 함께 줄어든다.
그림 7-6. EVF 지연 사슬. 각 단계의 숫자는 일반적인 범위다. 실제 카메라는 판독이 끝나기 전에 처리를 시작하는 식으로 단계를 겹쳐 지연을 줄인다.
SIMULATOR

시간 예산: 셔터 랙과 EVF 지연

카메라 종류(프리셋)
셔터 방식(미러리스)
화면 갱신
셔터 랙—
화면 지연—
블랙아웃(1컷)—
시속 100 km 차의 이동—
모델: 각 단계의 기본값은 공개된 측정과 설계 자료에서 흔히 보이는 범위의 중간값이며 특정 제품의 값이 아닙니다. 노출은 1/500초(2 ms)로 고정했습니다. EVF 지연 = 노출의 절반 + 판독 + 처리 + 화면 갱신 대기(평균 반 주기) + 화면 스캔(평균 반 주기) + 패널 응답 1 ms이고, 스마트폰은 운영체제 화면 합성 버퍼 1주기를 더했습니다. 실제 기기는 단계들을 겹쳐 처리하므로 이보다 짧을 수 있습니다. 블랙아웃은 DSLR = 미러 업 + 노출 + 미러 복귀, 미러리스 = 셔터 준비 + 노출 + 판독 + 화면 1주기로 근사했고, 전자 셔터에서 판독이 8 ms 이하면 라이브 뷰와 촬영을 함께 처리하는 '블랙아웃 프리'로 봅니다. '차의 이동'은 (화면 지연 + 셔터 랙) 동안 27.8 m/s로 간 거리, 즉 화면에서 본 위치와 사진 속 위치의 차이입니다. 스마트폰의 제로 셔터 랙은 미리 찍어 둔 프레임 중 누른 순간의 것을 골라 랙을 사실상 없앱니다. 해볼 것: ① 미러리스에서 셔터 방식을 기계식 → 전자로 바꿔 보세요. ② 초점 미리 맞춤을 끄면 랙이 몇 배가 되는지 보세요. ③ 60 Hz와 120 Hz의 화면 지연 차이를 확인하세요.
반셔터를 쓰는 진짜 이유위 시뮬레이터에서 보듯 셔터 랙의 가장 큰 덩어리는 AF 획득입니다. 결정적 순간을 기다릴 때 반셔터(또는 AF-ON 버튼)로 초점과 노출을 미리 잡아 두면 루프가 이미 수렴한 상태라, 끝까지 눌렀을 때 남는 시간은 수십 ms뿐입니다. 연사·프리 캡처로 이 시간을 더 메우는 방법은 20장에 있습니다.

전원 켜기와 깨어나기

전원 스위치를 켠 뒤 첫 장을 찍을 수 있을 때까지의 기동 시간(Start-up Time)도 반응 속도의 일부입니다. 기계식 부품이 대부분인 DSLR은 광학 뷰파인더가 처음부터 보이므로 0.1~0.2초면 준비되지만, 미러리스와 스마트폰은 전자 장치 전체가 깨어나야 화면이 켜집니다.

00.2 s0.4 s0.6 s0.8 s 부트로더 · 펌웨어 적재 센서 설정 · 렌즈 통신 셔터 열기 · 렌즈 초기화 첫 프레임 AE·AWB 수렴(수 프레임) 화면 켜짐 막대 길이는 설명용이며, 실제 기동 시간은 기종에 따라 약 0.3~1.5초
그림 7-7. 미러리스 카메라의 기동 순서(개념도). 몇 단계는 겹쳐 진행되고, 화면이 켜진 뒤에도 노출과 색이 자리 잡는 데 몇 프레임이 더 걸린다.

그래서 카메라는 '완전히 끄기'와 '잠들기'를 구분합니다. 절전 모드(Sleep)에서는 센서·화면·처리 엔진의 전원을 대부분 끄되 메모리의 상태는 유지해, 반셔터를 누르면 부팅 과정 없이 수백 ms 안에 라이브 뷰로 돌아옵니다. 화면 대신 눈 센서(아이 센서)가 뷰파인더에 눈이 닿는 것을 감지해 EVF를 켜고 뒷화면을 끄는 것도 같은 '빨리 깨어나되 아껴 쓰기' 전략입니다. 이 결정들이 배터리 수명과 어떻게 맞물리는지는 08장에서 이어집니다.

스마트폰 카메라 앱이 빨리 켜지는 이유스마트폰은 운영체제가 이미 깨어 있고, 카메라 모듈은 작아서 기계식 셔터도 조리개 구동도 없습니다. 대신 센서 설정, 3A 수렴, 미리 찍어 두는 프레임 버퍼 준비가 필요합니다. 폰 카메라 모듈의 구조는 PhoneBook, 사용법은 23장을 보세요.

핵심 정리

  1. 카메라의 자동 기능은 측정 → 판단 → 구동의 피드백 루프다. AE·AF·AWB를 3A라고 하며, 라이브 뷰 프레임이 곧 측정이므로 루프 속도는 프레임 속도를 따른다.
  2. 루프 지연이 있으면 이득을 키울수록 빨라지다가 출렁이고 결국 발산한다. 스텝 제한과 불감대는 안정성과 깜박임을 잡는 장치다.
  3. 콘트라스트 AF는 방향을 몰라 꼭대기를 지나쳐 봐야 하므로 여러 프레임이 걸린다. 위상차 AF는 한 프레임으로 방향과 거리를 알아 곧장 이동하고 확인한다.
  4. 움직이는 피사체에서 AF 지연은 v·L만큼의 초점 오차가 된다. 심도는 거리의 제곱으로 얕아지므로 가까울수록 위험하고, 예측 AF가 이를 메운다.
  5. 피사체 인식은 NPU의 검출과 프레임 간 추적기로 이루어지며, 그 처리 시간도 AF 루프 지연의 일부다.
  6. 셔터 랙은 스위치·AF·조리개·미러·셔터 준비의 합이고, EVF 지연은 판독·처리·화면 갱신의 합이다. 반셔터로 미리 수렴시키면 랙의 대부분이 사라진다.

확인 퀴즈

AE 명령이 2프레임 뒤에 반영되는 카메라에서 이득 K를 크게 올렸더니 밝기가 출렁였다. 가장 알맞은 설명은?

지연 동안 측정한 오차에는 이미 내린 명령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 이득이 크면 같은 오차를 두 번 고쳐 지나치고, 반대로 또 지나치며 진동한다.

콘트라스트 AF가 위상차 AF보다 느린 근본적인 이유는?

대비는 '얼마나 흐린가'만 알려 준다. 위상차는 어긋남의 부호와 크기로 방향과 이동량을 한 번에 준다.

시속 36 km(10 m/s)로 다가오는 피사체를 AF 루프 지연 50 ms로 추적한다. 예측이 없을 때 초점은 대략 얼마나 뒤에 맺히나?

v·L = 10 m/s × 0.05 s = 0.5 m. 이 값이 그 거리의 심도보다 크면 초점이 빗나간다.

같은 렌즈·조리개에서 피사체 거리가 20 m에서 5 m로 가까워지면 피사계 심도는 대략?

과초점 거리보다 충분히 가까울 때 심도 ≈ 2Ncs²/f²로 거리의 제곱에 비례한다. 거리가 1/4이면 심도는 1/16.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기계식 셔터 대신 전자 선막을 쓰면 셔터 랙이 줄어드는 이유는?

미러리스는 라이브 뷰를 위해 셔터가 열려 있다. 기계식 선막을 쓰려면 먼저 닫고 재장전해야 하지만, 전자 선막은 행별 리셋으로 노출을 시작한다.

EVF 화면 갱신을 60 Hz에서 120 Hz로 올렸을 때 줄어드는 지연 요소는?

갱신 주기가 16.7 ms에서 8.3 ms로 줄면 평균 대기(½ 주기)와 스캔(½ 주기)이 합쳐서 약 8 ms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