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0

바다의 파도

배가 만나는 가장 큰 적은 바다 그 자체다. 바다의 파도는 제멋대로 일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겹씩 벗겨 보면 놀랄 만큼 단순한 규칙을 따른다. 사인파 하나의 물리(선형 파 이론)에서 출발해, 수많은 사인파를 겹친 불규칙한 바다(파 스펙트럼)와 그 파고의 통계, 그리고 해안에 다가가며 모습을 바꾸는 파도까지 차례로 만져 본다. 이 장의 언어는 11장에서 파도 속 배의 운동을 다룰 때 그대로 쓰인다.

파도의 얼굴과 탄생

바다의 파도 대부분은 바람이 만든 풍파(Wind Wave)다. 수면 위를 부는 바람이 물을 밀고 누르는 압력 차이로 잔물결이 생기고, 잔물결은 바람의 에너지를 더 잘 받아 점점 커진다. 파도 하나를 묘사하는 말부터 정리해 두자.

정수면 (z = 0) 마루 (crest) 골 (trough) H 파고 a = H/2 파장 λ (마루에서 다음 마루까지) 위상 속도 c = λ/T 수심 h 해저 η(x,t) = a cos(kx − ωt) k = 2π/λ, ω = 2π/T
그림 10-1. 규칙파의 용어. 파고 \(H\)는 마루와 골의 높이 차, 진폭 \(a\)는 그 절반이다. 한 점에서 마루가 다시 올 때까지의 시간이 주기 \(T\), 공간에서 반복되는 길이가 파장 \(\lambda\)다.

파도가 얼마나 커지는지는 세 가지가 정한다. 풍속 \(U\)이 셀수록, 바람이 같은 방향으로 부는 바다의 길이인 취송 거리(Fetch) \(F\)가 길수록, 바람이 부는 지속 시간 \(t\)이 길수록 파도는 높고 길어진다. 셋 중 가장 부족한 것이 성장을 막는다. 취송 거리가 짧으면 취송 제한, 시간이 짧으면 지속 시간 제한이다. 둘 다 충분하면 바람이 주는 에너지와 쇄파로 잃는 에너지가 균형을 이뤄 더는 자라지 않는 완전 발달 해상(Fully Developed Sea)에 이른다.

북해 관측 프로젝트 JONSWAP(1973)에서 얻은 경험식을 무차원으로 쓰면 다음과 같다(심해, 일정한 바람 가정).

$$\frac{gH_s}{U^2} = 1.6\times10^{-3}\left(\frac{gF}{U^2}\right)^{1/2},\qquad \frac{gT_p}{U} = 0.286\left(\frac{gF}{U^2}\right)^{1/3}$$ $$\frac{gt}{U} = 68.8\left(\frac{gF}{U^2}\right)^{2/3},\qquad \text{fully developed: } \frac{gH_s}{U^2}\approx 0.243,\ \ \frac{gT_p}{U}\approx 8.1$$
여기서 \(H_s\)는 유의파고, \(T_p\)는 스펙트럼 첨두 주기, \(U\)는 해면 10 m 높이의 풍속이다. 세 번째 식은 지속 시간 \(t\) 동안 파도가 "느끼는" 유효 취송 거리를 준다. 모두 관측 자료에 맞춘 근사식이며 실제 바다는 바람이 변하고 방향이 섞여 흩어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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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파도를 키운다: 풍속·취송 거리·지속 시간

예시
유의파고 Hs—
첨두 주기 Tp—
심해 파장 λp—
제한 요인—
해볼 것: 풍속 20 m/s에서 지속 시간을 3시간으로 두고 취송 거리를 늘려 보자. 어느 순간부터 곡선이 수평(지속 시간 제한)이 된다. 지속 시간을 늘리면 다시 자라다가 결국 완전 발달 한계(점선)에 막힌다. 풍속을 두 배로 하면 완전 발달 파고는 네 배(\(H_s\propto U^2\))가 된다.

선형 파 이론과 물 입자의 궤도

파도가 지나갈 때 물은 파도와 함께 흘러가지 않는다. 바다에 뜬 갈매기는 파도가 지나가도 제자리에서 오르내리며 앞뒤로 조금 흔들릴 뿐이다. 움직이는 것은 물이 아니라 모양과 에너지다. 이를 수학으로 쓴 것이 선형(에어리) 파 이론(Linear / Airy Wave Theory)이다. 물을 비압축·비점성·비회전 유동으로 보고, 파고가 파장과 수심에 비해 작다고 가정해 경계 조건을 선형화하면 다음 해를 얻는다.

$$\eta = a\cos(kx-\omega t),\qquad \phi = \frac{a g}{\omega}\,\frac{\cosh k(z+h)}{\cosh kh}\,\sin(kx-\omega t)$$ $$u = a\omega\,\frac{\cosh k(z+h)}{\sinh kh}\cos(kx-\omega t),\qquad w = a\omega\,\frac{\sinh k(z+h)}{\sinh kh}\sin(kx-\omega t)$$
여기서 \(\eta\)는 수면 높이, \(\phi\)는 속도 퍼텐셜, \(u, w\)는 수평·수직 유속, \(z\)는 정수면에서 위로 잰 높이(물속은 음수), \(h\)는 수심이다. 심해(\(kh \gg 1\))에서는 두 비율이 모두 \(e^{kz}\)가 되어 궤도는 원이 되고 반지름이 \(a\,e^{kz}\)로 줄어든다.

심해에서 반파장 깊이(\(z=-\lambda/2\))의 궤도 반지름은 수면의 \(e^{-\pi}\approx 4\%\)에 불과하다. 잠수함이 폭풍 속에서도 수십 m만 내려가면 고요한 이유다. 반대로 수심이 얕으면 해저가 수직 운동을 막아 궤도가 납작한 타원이 되고, 해저에서는 앞뒤로만 오가는 왕복 운동이 남는다. 해저의 모래가 파도에 쓸려 다니는 것이 이 운동 때문이다.

심해 h > λ/2 원, e^(kz)로 감소 해저를 느끼지 못함 중간 수심 타원, 아래로 갈수록 납작 천해 h < λ/20 수평 운동은 깊이에 거의 무관 해저에서는 앞뒤 왕복
그림 10-2. 수심에 따른 물 입자 궤도. 심해 원 궤도는 깊이에 따라 빠르게 줄고, 천해에서는 해저가 수직 운동을 막아 타원(해저에서는 직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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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입자 궤도 운동 애니메이션

파장 λ—
kh · 구분—
해저 수평 진폭 / 수면—
파형 경사 H/λ—
해볼 것: 수심을 크게 두고 빨간 입자를 보면 원을 그리며 깊을수록 원이 작아진다. 수심을 줄이면 해저가 화면에 나타나며 궤도가 납작해지고, 해저의 입자는 앞뒤로만 움직인다. 마루 아래에서 입자는 파의 진행 방향(오른쪽)으로, 골 아래에서는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을 속도 벡터로 확인하자. 세로 방향은 보기 좋게 과장했다.
선형 이론의 한계파형 경사 \(H/\lambda\)가 커지면 마루는 뾰족하고 골은 평평해지며(스토크스 파), 입자가 한 바퀴 돈 뒤 조금 앞으로 나아가는 스토크스 표류가 생긴다. 심해에서 \(H/\lambda \approx 1/7\)을 넘으면 파는 스스로 부서진다. 그래도 실무의 대부분은 선형 이론과 그 중첩으로 충분히 설명된다.

분산 관계: 긴 파도가 빠르다

주기와 파장은 아무렇게나 짝지어지지 않는다. 선형 파의 수면 경계 조건은 파수 \(k\)와 각주파수 \(\omega\) 사이에 하나의 관계를 강제한다. 이것이 분산 관계(Dispersion Relation)다.

$$\omega^2 = g k \tanh(kh),\qquad c = \frac{\omega}{k} = \sqrt{\frac{g}{k}\tanh kh}$$ $$\text{deep } (h>\lambda/2):\ \ \lambda_0 = \frac{gT^2}{2\pi}\approx 1.56\,T^2,\ \ c_0 = \frac{gT}{2\pi}\approx 1.56\,T \qquad \text{shallow } (h<\lambda/20):\ \ c = \sqrt{gh}$$
\(\lambda_0\)는 m, \(T\)는 s, \(c_0\)는 m/s. 주기 10 s 심해파는 파장 156 m, 파속 15.6 m/s(약 30 kn)다. \(\tanh\)를 포함한 원식은 반복 계산(뉴턴법)으로 푼다.

심해에서 파속이 주기에 비례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주기의 파가 섞여 있으면 긴 파가 먼저 도착한다는 뜻이다. 주기에 따라 속도가 달라 파들이 흩어지는 이 성질을 분산이라 부른다. 반면 천해에서는 모든 파가 \(\sqrt{gh}\)로 같이 달린다(비분산). 그 사이에서는 원식을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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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수심 → 파장·파속 계산기

정확해(분산 관계)심해 근사 1.56T²천해 근사 T√(gh)
파장 λ—
위상 속도 c—
군속도 cg—
h/λ · 구분—
해볼 것: 주기 10 s에서 수심을 1000 m부터 줄여 보자. 수심이 약 80 m(λ0/2)보다 깊으면 파장은 심해값 156 m에서 거의 변하지 않는다. 수심이 λ/20보다 얕아지면 정확해가 천해 근사(초록)에 붙는다. 아래 그래프에서 cg/c가 심해 0.5에서 천해 1로 바뀌는 것도 보자.
주기 T심해 파장 λ0심해 파속 c0군속도 cg흔히 만나는 곳
4 s25 m6.2 m/s (12 kn)3.1 m/s호수·연안의 잔파도
8 s100 m12.5 m/s (24 kn)6.2 m/s연근해 풍랑
12 s225 m18.7 m/s (36 kn)9.4 m/s대양 폭풍파, 너울
16 s400 m25.0 m/s (49 kn)12.5 m/s먼 폭풍에서 온 긴 너울
배 길이와 파장배가 가장 크게 종동요(피치)하는 것은 파장이 배 길이와 비슷할 때다. 길이 200 m 배에게는 주기 약 11 s(\(\lambda\approx 190\) m)의 파가 가장 까다롭다. 이 연결은 11장에서 다시 만난다.

위상 속도와 군속도, 파의 에너지

주기가 조금 다른 두 파를 겹치면 맥놀이(비트)가 생겨 파도가 무리(그룹)를 짓는다. 바닷가에서 "큰 파도가 몇 개씩 몰려온다"고 느끼는 것이 이것이다. 이때 개별 마루는 위상 속도 \(c=\omega/k\)로 달리지만 무리, 즉 포락선은 군속도(Group Velocity)로 움직인다.

$$c_g = \frac{d\omega}{dk} = n\,c,\qquad n = \frac12\left(1+\frac{2kh}{\sinh 2kh}\right)\ \ \Rightarrow\ \ n=\tfrac12\ (\text{deep}),\ \ n=1\ (\text{shallow})$$
심해에서 군속도는 위상 속도의 절반이다. 무리 안에서 마루는 뒤에서 생겨 앞으로 달려 나가다가 무리의 앞쪽에서 사라진다.

파 에너지는 바로 이 군속도로 전달된다. 단위 수면적당 평균 에너지(운동+위치 에너지 반반)와 파봉 단위 폭당 에너지 수송률(파력)은 다음과 같다.

$$E = \frac{1}{8}\rho g H^2,\qquad P = E\,c_g$$
\(E\)는 J/m², \(P\)는 W/m(파봉 1 m 폭당). 파고 2 m, 주기 8 s 심해파는 \(E\approx 5.0\) kJ/m², \(P \approx 31\) kW/m다. 에너지가 파고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파고가 두 배면 에너지는 네 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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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파의 합성: 마루는 c로, 무리는 cg로

마루 하나를 따라가는 점 (c)포락선 꼭대기 (cg)
위상 속도 c—
군속도 cg—
cg/c—
에너지 E—
파력 P = E·cg—
해볼 것: 빨간 점(마루)이 파란 점(무리)보다 두 배 빨리 달려, 무리 뒤에서 나타나 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자. 수심을 5 m 이하로 줄이면 cg/c가 1에 가까워져 두 점이 함께 달린다. 주기는 평균 8 s로 고정했다.

불규칙 파: 성분파의 합

실제 바다를 사진으로 찍어 보면 같은 모양의 파도가 둘도 없다. 그러나 선형 이론이 성립하면 해의 합도 해이므로, 불규칙한 바다는 주기·진폭·방향·위상이 다른 무수한 사인파의 합으로 볼 수 있다. 한 점에서 잰 수면 높이는 다음과 같다.

$$\eta(t) = \sum_{i=1}^{N} a_i \cos(\omega_i t + \varepsilon_i),\qquad \varepsilon_i \sim U[0,2\pi)$$
각 성분파의 진폭 \(a_i\)는 아래에서 볼 파 스펙트럼이 정하고, 위상 \(\varepsilon_i\)는 무작위다. 성분이 많아지면 중심 극한 정리에 따라 \(\eta\)는 정규 분포를 따른다.
T₁, a₁T₂, a₂T₃, a₃ ... + + ⋯ = 한 점에서 본 불규칙한 수면 η(t) 주파수 ω → S(ω): 각 막대 넓이 = a²/2
그림 10-3. 불규칙 파는 주기와 진폭이 다른 성분파의 합이다(왼쪽). 각 성분의 에너지를 주파수별로 늘어놓은 것이 파 스펙트럼(오른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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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분파를 하나씩 더해 불규칙 파 만들기

표준 편차 ση—
4σ (= Hs 추정)—
창 안 최고 마루—
해볼 것: N = 1이면 깨끗한 사인파, 2이면 규칙적인 맥놀이다. N을 10, 30, 60으로 늘리면 반복이 사라지고 "진짜 바다 같은" 기록이 된다. 모든 경우에 전체 에너지(분산)는 유의파고 4 m에 맞춰 두었으므로 σ는 거의 그대로인데, 위상을 다시 뽑을 때마다 최고 마루는 달라진다. 그것이 바로 다음 절의 통계 문제다.

파 스펙트럼

불규칙한 바다를 매번 시계열로 기술할 수는 없다. 대신 "어느 주파수에 에너지가 얼마나 있는가"를 나타내는 파 스펙트럼(Wave Spectrum) \(S(\omega)\)로 요약한다. 성분파 하나의 분산이 \(a_i^2/2\)이므로 \(S(\omega_i)\,\Delta\omega = a_i^2/2\)이다. 스펙트럼의 모멘트는 해상 상태의 대표값들을 준다.

$$m_n = \int_0^\infty \omega^n S(\omega)\,d\omega,\qquad H_{s} = 4\sqrt{m_0},\qquad T_z = 2\pi\sqrt{\frac{m_0}{m_2}},\qquad T_1 = 2\pi\frac{m_0}{m_1}$$
\(m_0\)는 수면 높이의 분산 \(\sigma_\eta^2\)이다. \(T_z\)는 평균 영점 상향 교차 주기, \(T_1\)은 평균 주기다. 유의파고 \(H_s\)(또는 \(H_{m0}\))는 관측자가 눈으로 어림한 "파고"와 잘 맞는다.

대양에서 오래 분 바람이 만든 완전 발달 해상은 피어슨–모스코위츠(Pierson–Moskowitz, PM) 스펙트럼으로 잘 맞는다. 취송 거리가 제한된 성장 중의 바다는 첨두가 더 뾰족한 JONSWAP 스펙트럼을 쓴다. 뾰족함은 첨두 증폭 계수 \(\gamma\)(평균 3.3)가 정한다. \(\gamma=1\)이면 PM과 같다.

$$S_{PM}(\omega) = \frac{5}{16}H_s^2\,\omega_p^4\,\omega^{-5}\exp\!\left[-\frac54\left(\frac{\omega_p}{\omega}\right)^4\right]$$ $$S_{J}(\omega) = A_\gamma\,S_{PM}(\omega)\,\gamma^{\exp\left[-\frac{(\omega-\omega_p)^2}{2\sigma^2\omega_p^2}\right]},\qquad A_\gamma = 1-0.287\ln\gamma$$
\(\omega_p = 2\pi/T_p\)는 첨두 주파수, \(\sigma = 0.07\ (\omega\le\omega_p)\), \(0.09\ (\omega>\omega_p)\). \(A_\gamma\)는 \(\gamma\)가 바뀌어도 \(H_s\)가 유지되도록 하는 정규화 계수다(DNV 권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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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JONSWAP 스펙트럼과 합성 시계열

프리셋
JONSWAP같은 Hs·Tp의 PM합성한 수면 η(t)
m0—
4√m0—
Tz · T1—
창 안 최대 파고—
해볼 것: γ를 1에서 7로 올리면 첨두가 솟고 양옆이 깎이지만 넓이(m0)와 4√m0는 그대로다. 아래 시계열은 γ가 클수록 비슷한 주기의 파가 무리를 지어 오는 "그룹성"이 강해진다. 같은 스펙트럼이라도 위상을 새로 뽑으면 시계열 모양은 매번 다르다.

너울과 풍랑

바람이 지금 불고 있는 곳의 파도를 풍랑(Wind Sea), 바람이 부는 해역을 떠나 멀리 퍼져 온 파도를 너울(Swell)이라 한다. 풍랑은 주기가 짧고 마루가 뾰족하며 방향이 흩어져 있고 흰 파두가 섞인다. 너울은 분산 덕분에 긴 주기 성분만 골라져 와서 주기가 길고(10~20 s) 마루가 둥글고 고르다. 실제 바다는 흔히 둘이 겹쳐 스펙트럼에 봉우리가 두 개 생긴다.

너울 (T ≈ 14 s) 풍랑 (T ≈ 6 s) 주파수 ω (rad/s) → S(ω) 합쳐진 스펙트럼(파랑)은 봉우리가 둘이다
그림 10-4. 너울과 풍랑이 겹친 이중 봉우리 스펙트럼. 배의 운동은 두 봉우리 중 자기 고유 주기와 가까운 쪽에 크게 반응한다.

너울이 멀리서 왔다는 증거는 도착 순서에 있다. 거리 \(D\) 떨어진 폭풍에서 출발한 성분은 군속도 \(c_g = gT/4\pi\)로 이동하므로 도착 시각이 \(t = 4\pi D/(gT)\)이다. 해변에서는 긴 주기가 먼저 오고 시간이 지나며 주기가 점점 짧아진다. 거꾸로, 도착하는 주기의 변화율로 폭풍까지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Munk,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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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폭풍에서 온 너울의 도착 순서

지금 도착하는 주기—
20 s 성분 도착—
8 s 성분 도착—
해볼 것: 재생을 누르면 폭풍(왼쪽)에서 동시에 출발한 성분들이 주기별로 흩어진다. 20 s 성분은 8 s 성분보다 2.5배 빠르다. 거리를 늘리면 도착 시각 차이도 비례해 커진다. 아래 그래프에서 도착 주기가 경과 시간에 반비례(\(T = 4\pi D/gt\))하는 것을 보자.
구분풍랑 (Wind Sea)너울 (Swell)
발생지금 부는 바람먼 곳의 폭풍, 바람이 그친 뒤
주기짧음 (3~10 s)김 (10~20 s 이상)
파형뾰족하고 불규칙, 흰 파두둥글고 고르며 길게 이어짐
방향바람 방향 주변으로 넓게 퍼짐좁은 방향 범위
스펙트럼넓은 봉우리 (γ ≈ 1~3.3)좁고 뾰족 (γ ≈ 5~10)
배에 미치는 영향슬래밍, 갑판 침수큰 배의 공진 횡동요, 계류선의 장주기 운동

파고의 통계와 이상파

스펙트럼이 좁다면(주파수가 한 봉우리에 모여 있다면) 개별 파고 \(H\)는 레일리 분포(Rayleigh Distribution)를 따른다. 이 분포 하나로 여러 대표 파고 사이의 비가 정해진다.

$$p(H) = \frac{2H}{H_{rms}^2}\exp\!\left[-\left(\frac{H}{H_{rms}}\right)^2\right],\qquad P(H>H_1) = \exp\!\left[-2\left(\frac{H_1}{H_s}\right)^2\right]$$ $$\bar H \approx 0.63\,H_s,\qquad H_{1/3}\approx H_s,\qquad H_{1/10}\approx 1.27\,H_s,\qquad H_{max}\approx H_s\sqrt{\frac{\ln N}{2}}$$
\(H_{rms}=H_s/\sqrt2\), \(H_{1/3}\)은 가장 높은 1/3 파고의 평균(원래의 유의파고 정의), \(N\)은 폭풍 동안 지나간 파의 개수(\(N\approx\) 지속 시간/\(T_z\))다. \(H_{max}\)는 최빈값 근사이며 실제 최대 파고는 그 주변에 흩어진다.

3시간 폭풍에서 \(T_z = 9\) s면 약 1,200개의 파가 지나가고 \(H_{max}\approx 1.88\,H_s\)이다. 설계에서 흔히 "최대 파고 ≈ 유의파고의 1.86~2배"라고 하는 근거다. 유의파고의 두 배를 넘는 파를 이상파(Rogue / Freak Wave)라 부른다. 레일리 분포로는 약 3,000개 중 1개(\(e^{-8}\approx 3.4\times10^{-4}\))꼴이니 아주 드문 것만은 아니며, 실제 관측에서는 비선형 효과로 이보다 조금 더 잦다. 1995년 북해 드라우프너 플랫폼은 \(H_s\approx 12\) m 해상에서 파고 25.6 m의 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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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리 분포와 폭풍 속 최대 파고

파의 개수 N—
평균 파고 H̄—
H1/10—
기대 최대 파고—
이번 폭풍 최대 · 이상파—
해볼 것: "폭풍 한 번 겪어 보기"를 여러 번 눌러 보자. 위 그래프의 막대(표본 히스토그램)는 곡선을 잘 따르지만, 아래의 파고 기록에서 가장 큰 파는 매번 다르다. 지속 시간을 3시간에서 48시간으로 늘리면 기대 최대 파고는 √(ln N)로 천천히 늘고, 2Hs(빨간 선)를 넘는 이상파를 만날 가능성이 커진다.

보퍼트 풍력 계급과 해상 상태

계측기가 없던 시절, 1805년 영국 해군의 프랜시스 보퍼트는 바다의 모습으로 바람의 세기를 0~12의 13단계로 나누었다. 지금도 선박 기상 보고와 항해 일지에 쓰이는 보퍼트 풍력 계급(Beaufort Scale)이다. 파고로 바다를 나누는 WMO 해상 상태(Sea State Code) 0~9도 함께 쓴다. 표의 파고는 대양에서 바람이 충분히 분 뒤의 대략적인 값이다.

계급이름풍속 (kn)풍속 (m/s)대략 파고바다의 모습
0고요<10~0.20 m거울 같은 수면
1실바람1~30.3~1.50.1 m비늘 같은 잔물결
2남실바람4~61.6~3.30.2 m작은 물결, 마루가 유리처럼 매끈
3산들바람7~103.4~5.40.6 m마루가 부서지기 시작, 흰 파두 드문드문
4건들바람11~165.5~7.91 m파도가 길어지고 흰 파두가 잦음
5흔들바람17~218.0~10.72 m뚜렷한 긴 파도, 흰 파두가 많고 물보라
6된바람22~2710.8~13.83 m큰 파도, 흰 거품 마루가 넓게 퍼짐
7센바람28~3313.9~17.14 m바다가 부풀고 거품이 바람 방향으로 줄무늬
8큰바람34~4017.2~20.75.5 m마루 끝이 날려 물보라, 거품 줄무늬 뚜렷
9큰센바람41~4720.8~24.47 m높은 파도, 마루가 넘어지며 굴러떨어짐
10노대바람48~5524.5~28.49 m매우 높은 파도, 바다가 하얗게 보임
11왕바람56~6328.5~32.611.5 m배가 파도 뒤에 가려질 만큼 높음, 시정 불량
12싹쓸바람64 이상32.7 이상14 m 이상공기가 거품과 물보라로 가득, 바다 전체가 흰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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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퍼트 계급에 따라 바뀌는 바다

—
풍속—
대략 파고—
해상 상태 (WMO)—
대략 주기 T ≈ 4√H—
해볼 것: 계급 3에서 흰 파두가 나타나고, 7부터 거품이 바람 방향으로 줄무늬를 이루며, 10 이상에서는 바다가 하얗게 변한다. 풍속은 \(U\approx 0.836\,B^{3/2}\) m/s로 계급과 연결된다. 주기 \(T\approx4\sqrt{H}\)(T는 s, H는 m)는 풍랑의 대략적인 경험 관계다. 그림의 세로 방향은 4배 과장했다.

천수 변형: 해안에 다가가는 파도

파도가 수심 \(\lambda_0/2\)보다 얕은 곳으로 들어오면 해저를 "느끼기" 시작한다. 주기는 끝까지 변하지 않지만 분산 관계에 따라 파장과 파속이 줄어든다. 에너지 수송률 \(P=E c_g\)는 (마찰과 쇄파 전까지) 보존되므로, 군속도가 줄면 에너지가 쌓여 파고가 커진다. 이것이 천수 변형(Shoaling)이다.

$$E_0 c_{g0} = E\,c_g\ \ \Rightarrow\ \ \frac{H}{H_0} = K_s = \sqrt{\frac{c_{g0}}{c_g}},\qquad \text{breaking: } \frac{H_b}{h_b}\approx 0.78$$
\(K_s\)는 천수 계수. 중간 수심에서는 \(K_s\)가 잠시 0.91까지 줄었다가 얕아질수록 1을 넘어 커진다. 파고가 수심의 약 0.78배(맥코완 기준)에 이르면 파는 부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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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으로: 파장은 짧게, 파고는 높게, 그리고 쇄파

해저 경사
파고 H(x)쇄파 한계 0.78h파장 비 λ(x)/λ0 (상대 눈금, 값은 곡선 옆 표기)
쇄파 수심 hb—
쇄파고 Hb · Ks—
쇄파점 파장 / λ0—
쇄파 형태 (ξ)—
해볼 것: 주기를 늘리면 같은 H0라도 더 깊은 곳에서 해저를 느끼고 쇄파고가 커진다. 긴 너울이 해변에서 유난히 크게 부서지는 이유다. 경사를 1/10로 가파르게 하면 이리바렌 수 ξ가 커져 말려 떨어지는(plunging) 쇄파가 된다. 가로 거리는 축소해 그렸다.
붕괴형 (spilling) ξ < 0.5 완만한 해변, 마루가 거품으로 흘러내림 권파형 (plunging) 마루가 말려 앞으로 떨어짐(서핑 파) 쇄기형 (surging) ξ > 3.3 가파른 해안, 거의 부서지지 않고 밀려 오름
그림 10-5. 쇄파의 형태는 이리바렌 수 \(\xi = \tan\beta/\sqrt{H_0/\lambda_0}\)(\(\beta\): 해저 경사각)로 구분된다. 완만한 해변과 가파른 파는 붕괴형, 가파른 해안과 긴 너울은 권파형·쇄기형이 된다.

굴절: 파도는 해안선과 나란해진다

파봉이 해안에 비스듬히 들어오면, 얕은 쪽 끝은 느려지고 깊은 쪽 끝은 여전히 빠르다. 그래서 파봉이 돌아 등심선과 나란해지려 한다. 빛의 굴절과 똑같은 스넬 법칙(Snell's Law)이 성립한다. 곶(headland)에서는 파 진행선(파향선)이 모여 에너지가 집중되고, 만(bay)에서는 퍼져 잔잔해진다. 해수욕장이 만 안쪽에, 등대가 곶 끝에 있는 이유다.

$$\frac{\sin\theta}{c} = \frac{\sin\theta_0}{c_0} = \text{const},\qquad K_r = \sqrt{\frac{b_0}{b}}$$
\(\theta\)는 파향선과 등심선 법선 사이의 각, \(K_r\)은 굴절 계수, \(b\)는 이웃한 파향선 사이의 간격이다. 파고는 \(H = K_s K_r H_0\)로 변한다.
SIMULATOR

굴절 평면도: 파향선 추적

해안 모양
심해 파속 c0—
수심 5 m에서 c—
수심 5 m 입사각 (직선 해안)—
해볼 것: 직선 해안에서 입사각을 60°까지 키워도 해안 근처의 파봉은 해안선과 거의 나란해진다. "곶"을 고르면 파향선이 곶 끝으로 모여드는 것(에너지 집중), "만"에서는 파향선이 벌어지는 것을 보자. 파란 색이 진할수록 깊다. 등심선은 5 m 간격.

쓰나미: 대양을 가로지르는 천해파

해저 지진이 만드는 쓰나미(Tsunami)는 파장이 수십~수백 km에 이른다. 수심 4,000 m 대양도 이 파에게는 "얕은 물"(\(h<\lambda/20\))이므로 속도는 \(c=\sqrt{gh}\)다. 대양에서 약 200 m/s(제트기 속도)로 달리면서 파고는 1 m도 되지 않아 배 위에서는 느끼지 못한다. 해안에 다가오면 속도가 줄고 에너지가 압축되어 파고가 그린의 법칙 \(H\propto h^{-1/4}\)으로 커진다. 대양의 배가 쓰나미 경보에 오히려 먼 바다로 나가는 이유다.

SIMULATOR

쓰나미의 속도와 해안 증폭

대양 속도 √(gh)—
대양 횡단 시간—
현재 위치 속도—
현재 파고 (그린 법칙)—
해볼 것: "쓰나미 발생"을 누르고 파가 대륙붕에 올라서는 순간을 보자. 속도는 급격히 줄고 파의 길이는 짧아지며 높이는 커진다. 대양 수심 4,000 m에서 태평양 8,000 km를 건너는 데는 약 11시간이 걸린다(1960년 칠레 지진 쓰나미가 약 22시간 뒤 일본에 닿았다). 그림은 세로를 크게 과장했다.

핵심 정리

  1. 풍파의 크기는 풍속·취송 거리·지속 시간 중 가장 부족한 것이 정한다. 완전 발달하면 \(H_s \approx 0.24\,U^2/g\), \(T_p\approx 8\,U/g\)이다.
  2. 선형 파에서 물은 흘러가지 않고 궤도 운동을 한다. 심해에서는 원 궤도가 \(e^{kz}\)로 줄어 반파장 깊이에서 4%가 되고, 천해에서는 납작한 타원이 된다.
  3. 분산 관계 \(\omega^2 = gk\tanh kh\). 심해 \(\lambda_0 = 1.56T^2\), \(c_0 = 1.56T\); 천해 \(c=\sqrt{gh}\). 긴 파가 빠르다.
  4. 군속도는 심해에서 \(c/2\), 천해에서 \(c\)다. 에너지 \(E=\rho gH^2/8\)는 군속도로 전달되며 파력은 \(P=Ec_g\)다.
  5. 불규칙 파는 무작위 위상을 가진 성분파의 합이고, 파 스펙트럼 \(S(\omega)\)로 요약한다. \(H_s = 4\sqrt{m_0}\), \(T_z=2\pi\sqrt{m_0/m_2}\).
  6. PM은 완전 발달 해상, JONSWAP은 첨두가 뾰족한 성장 중의 해상(\(\gamma\approx3.3\))을 나타낸다. 너울은 분산으로 긴 주기만 남은 좁은 스펙트럼이며 긴 주기가 먼저 도착한다.
  7. 개별 파고는 레일리 분포를 따른다. \(\bar H\approx0.63H_s\), \(H_{1/10}\approx1.27H_s\), \(H_{max}\approx H_s\sqrt{\ln N/2}\)(3시간 폭풍에서 약 1.9배). \(H>2H_s\)인 이상파도 수천 파에 하나꼴로 나온다.
  8. 해안에 다가오면 파장은 짧아지고 파고는 \(K_s=\sqrt{c_{g0}/c_g}\)로 커지다가 \(H\approx0.78h\)에서 부서진다. 굴절로 파봉은 등심선과 나란해지고 곶에 에너지가 모인다. 쓰나미는 대양에서도 천해파로 \(\sqrt{gh}\)로 달린다.

확인 퀴즈

Q1. 주기 12 s 파의 심해 파장과 파속은 대략 얼마인가?

\(\lambda_0 = 1.56\times12^2 \approx 225\) m, \(c_0 = 1.56\times12 \approx 18.7\) m/s(약 36 kn). 파장은 주기의 제곱에, 파속은 주기에 비례한다.

Q2. 심해에서 파장 100 m 파가 지나갈 때, 수심 50 m 지점 물 입자의 궤도 반지름은 수면의 몇 %인가?

궤도 반지름은 \(e^{kz}\)로 준다. \(z=-\lambda/2\)이면 \(kz = -\pi\), \(e^{-\pi}\approx 0.043\). 반파장 깊이를 흔히 "파의 영향이 사라지는 깊이"로 보는 근거다.

Q3. 심해에서 무리 지어 오는 파도를 관찰하면 개별 마루는 어떻게 보이는가?

심해에서 \(c_g = c/2\)이므로 마루는 무리보다 두 배 빠르다. 에너지는 무리, 즉 군속도로 이동한다. 천해에서는 \(c_g\approx c\)라 함께 움직인다.

Q4. 파고가 2 m에서 4 m로 두 배가 되면, 같은 주기의 심해파가 전달하는 파력(P = E·cg)은?

\(E=\rho gH^2/8\)이므로 에너지는 \(H^2\)에 비례하고, 같은 주기면 \(c_g\)도 같으니 파력도 4배다.

Q5. 어떤 파 스펙트럼의 0차 모멘트가 \(m_0 = 2.25\ \text{m}^2\)이다. 유의파고는?

\(H_s = 4\sqrt{m_0} = 4\times1.5 = 6\) m. \(m_0\)는 수면 높이의 분산이므로 표준 편차는 1.5 m다.

Q6. 유의파고 6 m, \(T_z=10\) s인 폭풍이 약 3시간(N ≈ 1,000) 지속될 때 예상 최대 파고에 가장 가까운 것은?

\(H_{max}\approx H_s\sqrt{\ln N/2} = 6\sqrt{6.91/2}\approx 6\times1.86 \approx 11\) m. 12 m(2Hs)를 넘으면 이상파라 부른다.

Q7. 해변에 너울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며 관측되는 주기는 어떻게 변하는가?

심해 군속도 \(c_g = gT/4\pi\)는 주기에 비례하므로 긴 주기 성분이 먼저 도착한다. 도착 주기는 \(T=4\pi D/(gt)\)로 시간에 반비례해 줄어든다.

Q8. 수심 4,000 m 대양에서 쓰나미의 속도는 대략 얼마이며, 그 이유는?

\(\sqrt{9.81\times4000}\approx198\) m/s(약 710 km/h). 쓰나미의 파장은 수백 km이므로 \(h<\lambda/20\)인 천해 조건이 대양에서도 성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