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력과 배수량
밀도가 물의 8배 가까운 강철로 만든 배가 왜 뜰까? 답은 2,200년 전 아르키메데스가 찾았다. 이 장에서는 물이 배를 떠받치는 힘이 어디서 오는지 정수압에서 출발해 이해하고, 배의 무게와 크기를 나타내는 배수량·재화중량·총톤수를 구별한다. 이어서 선체의 '뚱뚱한 정도'를 숫자로 나타내는 형상 계수, 곡선으로 된 선체의 면적과 부피를 구하는 수치 적분, 흘수에 따른 선체 성질을 모은 정수압 곡선을 다루고, 마지막으로 짐을 실을 때와 강으로 들어갈 때 흘수가 얼마나 변하는지, 그리고 얼마까지 실어도 되는지를 정한 만재 흘수선을 살펴본다.
-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를 정수압 분포로 설명하고, 물체의 평형 흘수를 밀도 비로 계산한다.
- 강철 배가 뜨는 이유를 평균 밀도로 설명한다.
- 배수량 Δ = ρ∇, 경하중량·재화중량의 관계, 부피 기반의 총톤수·순톤수를 구별한다.
- Cb, Cm, Cp, Cwp를 정의하고 선종별 대표 값을 안다.
- 사다리꼴 법칙과 심프슨 제1법칙으로 수선면 면적을 계산하고 오차를 비교한다.
- 정수압 곡선을 읽고 TPC로 적재에 따른 흘수 변화, FWA로 담수 진입 시 침하량을 계산한다.
- 만재 흘수선 표지(TF, F, T, S, W, WNA)의 의미를 알고 수역·계절별 허용 흘수를 판단한다.
아르키메데스의 원리
유체에 잠긴 물체는 자신이 밀어낸 유체의 무게만큼 위로 미는 힘을 받는다. 이것이 아르키메데스의 원리(Archimedes' Principle)이고, 그 힘이 부력(Buoyancy)이다. 잠긴 부피를 \(\nabla\)(나블라, 배수 용적)라 쓰면
물체를 물에 놓으면 처음에는 무게가 부력보다 커서 가라앉기 시작한다. 잠길수록 \(\nabla\)가 커져 부력이 늘고, 부력이 무게와 같아지는 깊이에서 멈춘다. 이것이 떠 있다는 상태다. 위아래로 같은 단면을 가진 기둥(높이 \(a\), 밀도 \(\rho_b\))이라면 평형 흘수는 바로 밀도 비로 정해진다.
수조에 물체 밀어 넣기
부력은 어디서 오는가: 정수압
물은 깊어질수록 위에 있는 물의 무게만큼 압력이 커진다. 이것이 정수압(Hydrostatic Pressure)이다. 대기압을 빼고 수면에서 깊이 \(z\)인 곳의 게이지 압력은
압력은 항상 표면에 수직으로 작용한다. 잠긴 물체의 옆면에서는 좌우의 압력이 서로 상쇄되지만, 아래쪽 면은 위쪽 면보다 깊어서 더 큰 압력을 받는다. 이 차이를 표면 전체에 대해 더한(적분한) 것이 부력이다. 직육면체로 확인하면 바닥면(깊이 \(T\))이 받는 힘 \(\rho g T \cdot A\)가 곧 \(\rho g \nabla\)다.
압력을 적분하면 부력이 된다
강철 배가 뜨는 이유
강철의 밀도는 약 7,850 kg/m³로 바닷물의 7.7배다. 강철 덩어리는 당연히 가라앉는다. 그런데 같은 강철을 얇은 판으로 펴서 속이 빈 상자를 만들면, 상자는 강철 무게에 비해 훨씬 큰 부피의 물을 밀어낼 수 있다. 물이 보는 것은 재료의 밀도가 아니라 상자 전체의 평균 밀도, 즉 무게를 바깥 부피로 나눈 값이다.
강판 덩어리 vs 강판 상자
배수량과 재화중량
떠 있는 배에서는 부력과 무게가 같다. 그러므로 배의 질량은 밀어낸 물의 질량과 같고, 이것을 배수량(Displacement) \(\Delta\)라 한다. 조선에서는 질량을 톤(t = 1,000 kg) 단위로 쓰는 것이 관례다.
같은 배라도 \(\rho\)가 작은 담수에서는 같은 무게를 받치려고 더 많이 잠긴다. 1.025와 1.000의 차이는 2.5%에 불과하지만, 흘수 10 m 배라면 20~30 cm에 해당해 결코 작지 않다. 이 차이는 뒤에서 담수 여유(FWA)로 정리한다.
부피로 재는 크기: 총톤수와 순톤수
'톤수(tonnage)'라는 말은 원래 포도주 통(tun)을 몇 개 실을 수 있는지에서 왔다. 즉 처음부터 부피의 척도였다. 오늘날에는 1969년 국제 톤수 측정 협약(ITC 1969)에 따라 선체와 상부 구조의 모든 밀폐 공간 부피 \(V\)(m³)에서 계산하는 무단위 지표다.
순톤수(Net Tonnage, NT)는 돈을 버는 공간, 즉 화물 공간 부피 \(V_c\)와 승객 수로 계산하며, 항만세·운하 통과료의 기준이 된다.
총톤수·순톤수 계산기
형상 계수: 선체는 얼마나 뚱뚱한가
선체의 물속 부분을 꼭 감싸는 직육면체(L × B × T)를 생각하면, 선체가 그 상자를 얼마나 채우는지로 '뚱뚱한 정도'를 나타낼 수 있다. 이런 무차원 비율을 형상 계수(Form Coefficients)라 한다. 계수가 크면 같은 주요 치수에서 더 많이 싣지만 저항이 커진다.
선형을 바꾸며 형상 계수 계산하기
| 선종 | Cb | Cm | Cp | Cwp | Fn |
|---|---|---|---|---|---|
| 탱커·벌크선 | 0.80~0.87 | 0.99 | 0.81~0.88 | 0.88~0.92 | 0.12~0.15 |
| 컨테이너선 | 0.60~0.68 | 0.97~0.98 | 0.62~0.70 | 0.75~0.82 | 0.18~0.25 |
| 여객선·카페리 | 0.55~0.65 | 0.95~0.98 | 0.58~0.68 | 0.72~0.80 | 0.25~0.30 |
| 함정(구축함) | 0.45~0.52 | 0.75~0.82 | 0.60~0.65 | 0.70~0.75 | 0.35~0.45 |
표에서 보듯 느린 배일수록 \(C_b\)가 크다. 프루드 수가 커지면 선수·선미에서 만드는 파도가 저항의 큰 부분을 차지하므로 끝을 날씬하게(\(C_p\)를 작게) 해야 한다(6장).
곡선 선체의 면적과 부피: 수치 적분
선체는 수식으로 된 곡면이 아니라 도면 위의 점들로 정의된다. 선도(lines plan)에서는 길이 방향으로 등간격의 스테이션(Station)을 나누고, 각 스테이션에서 반폭(half-breadth) \(y_i\)를 읽는다. 면적은 이 값들의 가중합으로 근사한다.
부피도 같은 방법이다. 각 스테이션의 잠긴 단면적 \(A(x)\)를 먼저 구하고(높이 방향 적분), 그것을 다시 길이 방향으로 적분하면 \(\nabla\)가 된다. 1차 모멘트를 같이 적분하면 부심의 위치(LCB, KB)도 얻는다. 아래 정수압 곡선 시뮬레이터가 바로 이 계산을 흘수마다 반복한 것이다.
사다리꼴 vs 심프슨: 수선면 면적
정수압 곡선: 흘수에 따라 변하는 선체의 성질
배는 싣는 무게에 따라 흘수가 변하고, 흘수가 변하면 배수량·수선면 면적·부심 위치 등이 모두 변한다. 이 값들을 흘수의 함수로 미리 계산해 둔 것이 정수압 곡선(Hydrostatic Curves), 또는 그 표인 정수압표다. 선원은 흘수를 읽고 이 표를 찾아 배의 상태를 계산한다(4장).
- Δ: 배수량. 흘수에 따라 단조 증가한다.
- TPC(Tonnes per Centimetre): 흘수를 1 cm 늘리는 데 필요한 무게. \(TPC = \rho A_{wp}/100\)(t/cm). 수선면이 넓을수록 크다.
- KB: 용골에서 부심(잠긴 부피의 중심)까지 높이. 상자형이면 \(T/2\), 실제 선형은 0.52~0.55 T 정도.
- LCB, LCF: 부심과 부면심(Centre of Flotation, 수선면의 도심)의 길이 방향 위치. 작은 무게를 LCF 위에 실으면 트림 없이 평행하게 가라앉는다.
- KM: 용골에서 횡메타센터까지 높이, \(KM = KB + BM\), \(BM = I_T/\nabla\). 복원성의 출발점이다(3장).
정수압 곡선 읽기
짐을 실으면, 강에 들어가면: TPC와 FWA
무게 \(w\)(t)를 LCF 위에 실으면 배는 평행하게 가라앉는다. 흘수 변화가 작아 그 사이 수선면 면적이 거의 일정하다고 보면
화물을 실으면 흘수는 얼마나 변할까
바다에서 강을 거슬러 항구로 들어가면, 배의 무게는 그대로인데 물의 밀도가 1.025에서 1.000으로 줄어든다. 같은 무게를 받치려면 \(\nabla\)가 2.5% 늘어야 하므로 배가 더 가라앉는다. 이 침하량을 담수 여유(FWA, Fresh Water Allowance)라 한다.
강 하구의 항구로 들어가기
얼마까지 실어도 되나: 만재 흘수선
짐을 많이 실을수록 운임을 더 받지만, 건현이 줄어 파도가 갑판을 덮치고 예비 부력이 사라진다. 19세기 영국에서는 보험금을 노린 과적으로 '관선(coffin ship)' 사고가 잦았고, 의원 새뮤얼 플림솔의 노력으로 선측에 최대 흘수를 표시하는 법이 생겼다. 지금은 국제 만재 흘수선 협약(ILLC 1966)이 배의 길이·형태로 최소 건현을 계산하게 하고, 결과를 선측 중앙의 만재 흘수선 표지(Load Line Mark, Plimsoll Mark)로 칠한다.
바다는 계절과 수역에 따라 거칠기가 다르므로 허용 흘수도 다르다. 하계(S) 흘수를 기준으로 열대(T)는 \(T_S/48\)만큼 더 싣고, 동계(W)는 \(T_S/48\)만큼 덜 싣는다. 겨울 북대서양(WNA)은 길이 100 m 이하 배에 W보다 50 mm 더 엄격하다. 담수(F, TF)는 FWA만큼 위에 있다.
만재 흘수선 표지: 어디까지 잠겨도 되나
| 표지 | 의미 | 하계(S) 기준 위치 |
|---|---|---|
| TF | 열대 담수 | T + FWA |
| F | 하계 담수 | S + FWA |
| T | 열대 해수 | S + TS/48 |
| S | 하계 해수(원의 중심선과 같은 높이) | 기준 |
| W | 동계 해수 | S − TS/48 |
| WNA | 북대서양 동계(L ≤ 100 m) | W − 50 mm |
핵심 정리
- 부력은 밀어낸 유체의 무게 \(F_B = \rho g\nabla\)이며, 표면에 작용하는 정수압 \(p = \rho g z\)를 적분한 결과다. 수평 성분은 상쇄되고 합력은 잠긴 부분의 도심(부심 B)을 지나 수직으로 작용한다.
- 떠 있는 물체는 평균 밀도의 비만큼 잠긴다. 강철 배가 뜨는 것은 얇은 강판으로 큰 부피를 감싸 평균 밀도를 물보다 작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 배수량 Δ = ρ∇ = 경하중량 + 재화중량(무게). 총톤수 GT = K₁V, 순톤수는 화물 공간과 승객 수에서 계산하는 부피 지표다.
- 형상 계수 Cb = ∇/LBT, Cm = Am/BT, Cp = Cb/Cm, Cwp = Awp/LB. 느린 배일수록 크고, 흘수에 따라 변한다.
- 곡선 선체의 면적·부피는 스테이션의 값으로 수치 적분한다. 심프슨 제1법칙(승수 1, 4, 2, …, 4, 1)이 사다리꼴보다 훨씬 정확하다.
- 정수압 곡선은 흘수별 Δ, TPC, KB, LCB, LCF, KM을 모은 것이다. 작은 적재에는 δT(cm) = w/TPC를 쓴다.
- 해수에서 담수로 들어가면 FWA(mm) = Δ/(4·TPC)만큼 가라앉는다. 만재 흘수선 표지(TF, F, T, S, W, WNA)는 수역·계절·물의 밀도별 허용 흘수를 나타낸다.
확인 퀴즈
Q1. 밀도 820 kg/m³인 나무 기둥(단면 일정)을 해수(1,025 kg/m³)에 세워 띄우면, 높이의 몇 %가 잠기는가?
Q2. 물에 잠긴 물체가 받는 정수압의 합력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Q3. L = 100 m, B = 16 m, T = 6 m인 배의 Cb가 0.65라면 해수에서의 배수량은?
Q4. Cb = 0.80, Cm = 0.99일 때 주형 계수 Cp는?
Q5. 반폭 y₀…y₄ = 0, 6, 8, 6, 0 m, 스테이션 간격 h = 10 m일 때 심프슨 제1법칙으로 구한 반쪽 수선면 면적은?
Q6. TPC = 50 t/cm인 배에 화물 750 t을 LCF 위에 실으면 평균 흘수는 얼마나 늘어나는가?
Q7. 배수량 48,000 t, TPC 50 t/cm인 배가 해수에서 담수 항구로 들어가면 흘수는?
Q8. 만재 흘수선 표지에서 F 표지는 무엇을 뜻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