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선과 화물
바다를 건너는 물동량의 대부분은 단 몇 가지 배가 나른다. 상자에 담긴 공산품은 컨테이너선이, 철광석·석탄·곡물은 벌크선이, 원유는 탱커가, 영하 163 °C의 천연가스는 LNG 운반선이, 자동차는 거대한 상자 모양의 자동차 운반선이 싣는다. 이 배들이 서로 그렇게 다르게 생긴 이유는 하나다. 화물이 배를 만든다. 화물의 밀도, 온도, 위험성, 하역 방식이 선형과 구조, 복원성과 운항 방식을 정한다. 이 장에서는 선종마다 화물이 설계에 남긴 지문을 직접 만지며 읽어 본다.
- 화물 밀도(적화 계수)와 운임 구조가 선종별 방형 계수·속력·L/B 차이를 만드는 이유를 설명한다.
- 컨테이너의 베이–로우–티어 좌표를 읽고, 갑판 적재가 스택 하중·GM·선교 시야에 주는 영향을 3D로 확인한다.
- 벌크선의 교호 적재와 굽힘 모멘트, 광석 화물의 액상화 위험을 이해한다.
- 탱커의 이중 선체와 불활성 가스(산소 8% 미만)의 의미를 가연 범위 도표로 설명하고, 하역 시간을 펌프 곡선으로 추정한다.
- LNG 운반선의 화물창 방식, 증발 가스(BOG) 처리, 충전 한계와 슬로싱을 이해한다.
- 자동차 운반선·여객선의 풍압 경사, 운하 치수 제한, 항만 하역 생산성을 계산한다.
화물이 선형을 결정한다
배를 설계할 때 가장 먼저 묻는 것은 "무엇을, 얼마나, 얼마나 빨리 나를 것인가"다(14장).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선종마다 전혀 다르다. 철광석은 1 m³에 약 2.5~3 t으로 무겁다. 배의 화물창을 다 채우기도 전에 만재 흘수선에 닿는다. 반대로 자동차나 컨테이너 화물은 부피에 비해 가볍다. 배는 흘수선이 아니라 공간이 먼저 찬다. 앞의 배를 중량 제한 선박(Deadweight-limited), 뒤의 배를 용적 제한 선박(Volume-limited)이라고 한다.
화물의 성질을 한 숫자로 나타낸 것이 적화 계수(Stowage Factor, SF)다. 화물 1 t이 차지하는 부피(m³/t)로, 밀도의 역수에 빈 공간(브로큰 스토우리지)을 더한 값이다.
무겁고 값싼 화물(철광석, 원유)은 한 번에 많이, 천천히 나르는 것이 가장 싸다. 그래서 벌크선과 탱커는 뚱뚱하고(\(C_b\) 0.8~0.87) 느리다(13~15 kn). 프루드수가 낮아 조파 저항이 작으니 비대한 선형으로 같은 길이에 최대한 많은 배수량을 담는다. 값비싼 공산품을 담은 컨테이너나 정해진 날짜에 도착해야 하는 자동차, 사람은 시간 가치가 크므로 빠르고(18~24 kn) 날씬한(\(C_b\) 0.6~0.7) 배가 된다(6장).
선종 지도: 화물 밀도와 선형
컨테이너선: 상자 하나의 좌표
1956년 맬컴 매클레인이 트럭 트레일러를 통째로 배에 실으면서 시작된 컨테이너(Container)는 해운을 완전히 바꿨다. 규격이 정해진 강철 상자 덕분에 배·트럭·철도 사이를 화물을 다시 꺼내지 않고 옮길 수 있게 되었고, 며칠 걸리던 하역이 몇 시간으로 줄었다. 컨테이너선의 크기는 20피트 컨테이너 한 개를 단위로 하는 TEU(Twenty-foot Equivalent Unit)로 센다. 40피트 컨테이너(FEU)는 2 TEU다.
배 위의 모든 컨테이너 자리는 6자리 숫자 BBRRTT로 표시한다. 베이(Bay)는 길이 방향 위치로 선수에서 선미로 갈수록 커진다. 20피트 자리는 홀수(01, 03, …), 두 자리를 합친 40피트 자리는 그 사이 짝수(02 = 01+03)다. 로우(Row)는 폭 방향 위치로, 중심선에서 시작해 우현(오른쪽)은 홀수 01, 03, 05…, 좌현은 짝수 02, 04, 06…으로 번호를 붙인다(로우 수가 홀수면 중심선이 00). 티어(Tier)는 높이로, 화물창 안은 02, 04, 06…, 갑판 위는 82, 84, 86…으로 센다. 예컨대 140582는 "베이 14(40피트), 우현 셋째 줄, 갑판 첫째 단"이다. 이 좌표를 그림으로 늘어놓은 것이 베이 플랜(Bay Plan)이다.
베이 플랜 좌표 찾기 게임
갑판 적재의 세 가지 한계
갑판에 컨테이너를 높이 쌓을수록 한 척이 나르는 TEU가 늘지만, 세 가지 한계가 기다린다. 첫째, 스택 하중. 해치 커버와 맨 아래 컨테이너의 코너 포스트가 견딜 수 있는 한 스택의 총중량에는 한계가 있다(40피트 갑판 스택에 수십~100 t 정도). 둘째, 복원성. 갑판 위 높은 곳의 무거운 컨테이너는 무게중심 \(KG\)를 끌어올려 \(GM\)을 줄인다(3장). 반대로 무거운 것을 아래에, 가벼운 것을 위에 두면 같은 화물로도 \(GM\)이 커진다. 셋째, 선교 시야. SOLAS 제V장 22규칙은 조타 위치에서 본 해면이 선수 앞 \(2L\) 또는 500 m 중 작은 거리 이상 가려지면 안 된다고 정한다. 선교가 선미 쪽에 있는 배에서 선수 쪽 스택을 높이 쌓으면 이 가시선이 막힌다.
복원성이 너무 작아도 위험하지만 너무 커도 문제다. \(GM\)이 크면 횡요 주기가 짧아져 배가 빠르고 거칠게 흔들리고, 높은 곳의 컨테이너에 큰 횡가속도가 걸린다. 이 힘을 받아내는 것이 래싱(Lashing)이다. 횡요각 \(\phi\), 횡요 각속도 진폭 \(\omega = 2\pi/T_\phi\)일 때 횡요 축에서 높이 \(z\)인 컨테이너가 받는 횡방향 가속도는 대략 \(a_y \approx g\sin\phi + \omega^2\phi\, z\)로, 높이에 비례해 커진다. 맨 위 단의 컨테이너가 가장 크게 흔들리고, 그 힘이 아래 컨테이너의 모서리와 래싱 로드에 쌓인다.
컨테이너 적재 시뮬레이터: 베이 플랜·GM·시야
벌크선: 무거운 화물과 교호 적재
벌크선(Bulk Carrier)은 포장하지 않은 철광석·석탄·곡물·보크사이트를 화물창에 그대로 붓는다. 크기는 운하와 항만에 맞춰 핸디사이즈(약 3만 DWT), 수프라막스(5~6만), 파나막스(7~8만), 케이프사이즈(15~20만 DWT, 수에즈·파나마를 지나지 못해 희망봉·케이프혼을 돈다는 뜻) 등으로 나뉜다. 횡단면은 독특하다. 화물창 위쪽 모서리의 톱사이드 탱크는 곡물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화물 표면을 좁히고, 아래쪽 모서리의 호퍼 탱크는 화물이 가운데로 미끄러져 모이게 해 하역을 돕는다. 두 탱크와 이중저는 밸러스트 탱크로 쓴다.
석탄처럼 가벼운 화물은 9개 창을 고르게 채우면 된다. 그런데 철광석은 같은 무게가 석탄의 3분의 1 부피밖에 안 되어 모든 창에 나눠 실으면 화물이 바닥에 얕게 깔린다. 무게중심이 지나치게 낮아져 \(GM\)이 10 m를 넘으면 횡요 주기가 10초 안팎으로 짧아져 배가 사납게 흔들린다. 그래서 광석선은 홀수 창에만 높이 쌓는 교호 적재(Alternate Hold Loading)를 쓰고, 그만큼 무게가 몰리는 창의 이중저와 격벽을 강하게 만든다. 하지만 적재 순서와 배분을 잘못하면 선체에 걸리는 정수 중 굽힘 모멘트가 허용치를 넘는다(13장). 무게 \(w(x)\)와 부력 \(b(x)\)의 차이를 두 번 적분한 것이 굽힘 모멘트다.
케이프사이즈 적재 계획: 창별 적재량 → 굽힘 모멘트
화물이 액체가 될 때: 액상화
니켈 광석, 철광석 분광, 보크사이트처럼 고운 입자가 섞인 광석은 수분을 머금은 채 실리면 위험하다. 항해 중 엔진 진동과 횡요가 화물을 반복해서 다지면 입자 사이의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압력이 올라, 입자끼리 맞물려 버티던 힘(유효 응력)이 사라진다. 이때 화물이 갑자기 진흙탕처럼 흐르는 액상화(Liquefaction)가 일어난다. 흐르는 화물은 한쪽으로 쏠린 뒤 되돌아오지 않고, 자유 표면 효과까지 더해져 배를 순식간에 전복시킨다(4장). IMSBC 코드는 화물의 운송 허용 수분 한계(TML, Transportable Moisture Limit, 유동 수분점 FMP의 90%)를 시험하고, 실제 함수율(MC)이 TML보다 낮을 때만 싣게 한다.
광석 액상화: 함수율과 TML
탱커: 이중 선체와 불활성 가스
원유 운반선은 크기에 따라 아프라막스(약 8~12만 DWT), 수에즈막스(약 15만), VLCC(Very Large Crude Carrier, 약 30만 DWT) 등으로 나뉜다. VLCC 한 척은 원유 약 200만 배럴(약 32만 m³)을 싣는다. 1989년 엑슨 발데스호 좌초 이후 국제 규칙(MARPOL 부속서 I)은 신조 유조선에 이중 선체(Double Hull)를 의무화했다. 화물창 바깥에 날개 탱크와 이중저를 한 겹 더 둘러, 좌초나 충돌로 바깥 외판이 찢어져도 기름이 바다로 새지 않게 한 것이다. 이 빈 공간은 화물이 없는 귀항(밸러스트 항해) 때 밸러스트 탱크로 쓰므로, 밸러스트 물이 기름과 섞이지도 않는다.
원유는 휘발성 탄화수소 증기를 내뿜는다. 탱크 윗부분의 증기가 공기와 적당한 비율로 섞이면 정전기 불꽃 하나로도 폭발한다. 그래서 탱커는 엔진 배기가스를 세정·냉각한 불활성 가스(Inert Gas, IG)를 탱크에 채워 산소 농도를 8%(부피) 이하로 유지한다. 탄화수소 증기는 산소가 약 11% 아래로 떨어지면 아무리 섞여도 타지 않기 때문이다. 화물을 퍼낼 때도 빈 공간에 공기 대신 IG가 들어가게 한다. 가스 프리(사람이 탱크에 들어가기 위한 환기)를 할 때는 먼저 IG로 탄화수소를 충분히 희석(퍼징)한 뒤에 공기를 넣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혼합 경로가 가연 범위를 가로지른다.
탱크 대기 조절: 가연 범위 도표
원유 하역 시간
탱커는 육상 펌프 없이 자기 화물 펌프로 화물을 육상 탱크까지 밀어 올린다. VLCC에는 보통 시간당 5,000 m³급 원심 펌프 3대가 있다. 실제 하역률은 펌프 곡선(유량이 늘면 양정이 떨어진다)과 배관 저항 곡선(유량의 제곱에 비례해 올라간다)이 만나는 점에서 정해지고, 터미널이 허용하는 매니폴드 압력도 넘을 수 없다. 탱크 바닥에 남은 마지막 몇 %는 유량을 줄여 긁어내는 스트리핑에 시간이 더 든다.
VLCC 하역 시간 계산기
LNG 운반선: 영하 163 °C의 화물
천연가스를 −163 °C까지 냉각하면 부피가 약 600분의 1인 액체(LNG)가 된다. 밀도는 약 0.45 t/m³로 물의 절반도 안 된다. 그래서 LNG 운반선은 용적 제한 선박이다. 대표적인 174,000 m³급은 길이 약 290 m, 폭 약 46 m인데도 흘수는 11~12 m로 얕다. 핵심 기술은 화물창이다. 보통 강철은 이 온도에서 유리처럼 깨지므로 화물에 닿는 막은 저온 인성이 좋은 인바(36% 니켈강)·스테인리스강·알루미늄으로 만들고, 그 바깥을 두꺼운 단열재로 감싼다.
단열재가 아무리 좋아도 바깥 열은 조금씩 스며든다. 그 열이 LNG를 끓여 만드는 기체가 증발 가스(Boil-Off Gas, BOG)다. 하루에 증발하는 화물의 비율을 일일 증발률(BOR)이라 하는데, 최근 선박은 0.1%/day 안팎, 최신 단열 시스템은 0.07%/day 수준이다. 탱크를 밀폐한 채 두면 압력이 오르므로 BOG는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① 주기관·발전기 연료로 태우거나(이중 연료 엔진, 9장), ② 재액화 장치로 다시 액체로 만들어 탱크에 돌려보내거나, ③ 남는 것은 가스 연소 장치(GCU)에서 그냥 태운다.
BOG 수지 계산: 항해 일수·BOR·속력
충전 한계와 슬로싱
LNG 탱크는 98% 이상 채우지 않는다. 남은 공간은 온도가 올라 액체가 팽창하거나 압력이 오를 때의 여유다. 반대로 어중간하게 채운 탱크에서는 슬로싱(Sloshing)이 위험하다. 탱크 속 액체에도 고유 주기가 있어(10장의 분산 관계와 같은 식), 배의 동요 주기와 맞으면 액체가 공진하며 벽과 천장을 때린다. 얇은 막으로 된 멤브레인 탱크는 이 충격에 약해, 탱크 높이의 10%~70% 사이의 부분 적재를 금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멤브레인 탱크 슬로싱: 충전율과 공진
자동차 운반선과 여객선: 바람과 높은 상부
자동차 운반선(PCTC, Pure Car and Truck Carrier)은 선수부터 선미까지 이어진 12~13층의 데크에 승용차 6,000~8,000대를 싣는다. 차는 선미나 측면의 램프를 통해 직접 운전해 들어간다(RoRo, Roll-on/Roll-off). 승용차는 가벼워서 배 전체가 수면 위 30 m 높이의 거대한 상자가 된다. 흘수는 9~10 m인데 수면 위 측면적이 6,000 m²를 넘는다. 이 넓은 옆면에 바람이 불면 배가 기운다. 풍압 경사 모멘트는 풍압 \(P\), 측면적 \(A\), 풍압 중심에서 흘수 절반 높이까지의 거리 \(Z\)로 계산한다.
크루즈선과 여객선도 사정이 비슷하다. 객실을 층층이 올린 상부 구조물 때문에 풍압 면적이 크고, 무게중심도 높다. 여기에 승객이 한쪽 갑판으로 몰리는 승객 쏠림까지 더해지므로 여객선 복원성 기준은 바람과 승객 쏠림에 의한 경사를 함께 따진다. 이 배들은 무게중심이 높은 만큼 폭을 넓혀 \(BM\)을 키운다.
바람 경사 모멘트: PCTC·크루즈선·탱커
안전 귀항(Safe Return to Port)
수천 명이 탄 크루즈선에서 모든 승객을 구명정으로 옮기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다. 그래서 2010년 이후 건조된 길이 120 m 이상(또는 주직 구역이 3개 이상)인 여객선에는 안전 귀항(SRtP, Safe Return to Port) 규칙이 적용된다. 정해진 기준 이하의 사고, 즉 한 주 방화 구역(MVZ) 안의 화재나 한 수밀 구획의 침수가 일어나도 배가 자력으로 가장 가까운 항구까지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관실을 둘로 나누고, 추진·조타·발전·항해 장비·소화 설비를 서로 다른 구역에 이중으로 둔다. 승객은 배 안의 안전 구역에 모여 귀항을 기다린다. "배가 가장 좋은 구명정"이라는 생각이다.
운하와 해협: 배의 크기를 정하는 문
배의 치수는 화물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다니는 길의 가장 좁은 곳이 상한을 정한다. 파나마 운하의 옛 갑문이 허용한 최대 치수가 파나막스(Panamax)이고, 2016년 개통한 새 갑문의 한계가 네오파나막스(Neopanamax)다. 수에즈 운하는 갑문이 없어 길이 제한은 사실상 없지만 수심 때문에 흘수가, 운하를 가로지르는 다리 때문에 수면 위 높이(에어 드래프트)가 제한된다(수에즈막스). 말라카 해협은 가장 얕은 곳 수심이 약 25 m라 흘수가 제한된다(말라카막스). 수십 년 동안 수많은 벌크선이 폭 32.2 m로 똑같이 만들어진 것은 파나마 옛 갑문 폭(33.5 m) 때문이었다.
| 기준 | 전장 LOA | 폭 B | 흘수 T | 에어 드래프트 | 제한 요인 |
|---|---|---|---|---|---|
| 파나막스 | 294.1 m | 32.3 m | 12.0 m | 57.9 m | 옛 갑문(길이 305 m, 폭 33.5 m), 브리지 오브 아메리카스 |
| 네오파나막스 | 약 366 m | 51.25 m | 15.2 m | 57.9 m | 새 갑문(길이 427 m, 폭 55 m) |
| 수에즈막스 | 제한 적음 | 약 50 m | 20.1 m | 68 m | 운하 수심(폭이 크면 허용 흘수 감소), 수에즈 운하 다리 |
| 말라카막스 | 약 470 m | 약 60 m | 약 20.5 m | — | 싱가포르 해협 최소 수심 약 25 m |
| 시웨이맥스 | 225.6 m | 23.8 m | 8.1 m | 35.5 m | 세인트로렌스 수로 갑문 |
표의 수치는 대표적인 값이다. 실제 통과 허용은 담수·해수 차이(흘수는 열대 담수 TFW 기준), 계절 수위, 선종별 특례에 따라 달라지므로 운하 당국의 최신 규정을 따른다.
운하 통과 판정기
항만 하역 생산성
배가 돈을 버는 것은 바다 위에 있을 때다. 부두에 묶여 있는 시간은 비용이다. 컨테이너선의 정박 시간은 처리해야 할 무브(move, 컨테이너 1개를 내리거나 싣는 동작) 수와, 그것을 몇 대의 안벽 크레인(갠트리 크레인)이 얼마나 빨리 하느냐로 정해진다. 크레인 한 대의 총 생산성(GCR)은 시간당 25~35무브 정도다. 그런데 크레인 수를 두 배로 늘려도 정박 시간이 절반이 되지는 않는다. 크레인은 서로 붙어서 일할 수 없고(보통 베이 2개 이상 간격), 일이 많은 베이를 맡은 크레인이 끝나야 배가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장 오래 일하는 크레인의 작업량을 최장 크레인 작업(Longest Crane)이라고 하며, 총 무브 수를 이것으로 나눈 값을 크레인 집중도(Crane Intensity)라 한다.
정박 시간 계산기: 크레인 배치
핵심 정리
- 화물의 밀도(적화 계수)와 시간 가치가 선형을 정한다. 무겁고 값싼 화물은 비대하고 느린 배(\(C_b\) 0.8 이상, Fn 0.15 미만), 가볍고 비싼 화물은 날씬하고 빠른 배가 된다.
- 컨테이너 위치는 베이–로우–티어(BBRRTT)로 표시한다. 갑판 적재는 스택 하중, GM, SOLAS 선교 시야(선수 앞 \(2L\) 또는 500 m)라는 세 한계에 걸린다. 무거운 것을 아래에 두면 GM이 커지지만, GM이 너무 크면 횡요가 거칠어지고 래싱 하중이 커진다.
- 철광석 같은 고밀도 화물은 교호 적재로 무게중심을 올려 GM을 적정하게 만든다. 창별 적재 배분이 굽힘 모멘트와 전단력을 정하므로 적재 순서마다 강도를 확인한다.
- 고운 광석은 함수율이 TML을 넘으면 반복 하중에 액상화되어 배를 전복시킬 수 있다.
- 유조선은 이중 선체로 유출을 막고, 불활성 가스로 탱크 산소를 8% 이하로 유지한다. 가스 프리 전에는 IG로 탄화수소를 먼저 희석해야 한다. 하역률은 펌프 곡선과 배관 저항 곡선의 교점으로 정해진다.
- LNG는 −163 °C, 0.45 t/m³의 용적 제한 화물이다. 하루 약 0.1%씩 증발하는 BOG는 연료·재액화·소각으로 처리하고, 탱크는 98% 이하로 채우며 슬로싱 공진을 피해 부분 적재를 제한한다.
- PCTC·크루즈선은 측면적이 커서 풍압 경사가 크다. 여객선은 승객 쏠림과 안전 귀항(SRtP)까지 고려한다.
- 운하·해협(파나막스, 네오파나막스, 수에즈막스, 말라카막스)이 배 치수의 상한을 정하고, 정박 시간은 크레인 수보다 최장 크레인 작업량에 좌우된다.
확인 퀴즈
1. 철광석 운반선이 화물창 용적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만재 흘수에 도달하는 이유는?
2. 컨테이너 좌표 220784가 뜻하는 위치는?
3. 같은 컨테이너들을 갑판에 실을 때 무거운 것을 위로 올리면 일어나는 일로 옳은 것은?
4.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이 철광석을 교호 적재하는 주된 이유는?
5. 하역 직후(탄화수소 12%, 산소 4%)인 원유 탱크를 바로 공기로 환기하면 위험한 이유는?
6. 174,000 m³ LNG선(98% 적재, 0.45 t/m³)의 BOR이 0.1%/day라면 하루 BOG는 대략?
7. 멤브레인형 LNG 탱크에서 탱크 높이의 10~70% 부분 적재를 제한하는 이유는?
8. 컨테이너선에 크레인을 4대에서 8대로 늘렸는데 정박 시간이 절반으로 줄지 않았다. 가장 그럴듯한 이유는?